특유의 색채감각이 빛을 발하는 청결하고 감미로운 르느와르의 작품이다. 프랑스 미술의 우아한 전통을 근대에 계승한 뛰어난 인상파화가 르느와르의 작품으로 그의 후원가였던 은행가 루이 깡 단베르 씨의 귀여운 막내 딸이 그림의 모델로 알려져 있다. 르느와르의 예술을 이해해 주었던 몇 안되는 인물인 루이 깡 단베르씨의 딸이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고 정성스럽게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. 놀란 토끼처럼 동그란 눈, 투명한 살결의 프로필은 유연한 붉은 자색의 머리칼에 감싸여 더욱 돋보인다. 길게 늘어뜨린 머리칼의 한 가닥, 한 가닥은 르느와르 특유의 흐르는 듯한 붓놀림으로, 산만한 듯하면서 도 매끄럽게 다듬어졌다. 가슴을 조이고 있듯 긴장한 눈매로 무엇인가를 열심히 응시하고 있는 가련한 소녀상은 뭔지 모를 연민의 정 같은 것을 느끼게 한다. 이러한 소녀상은 르느와르가 즐겨 다루는 소재의 하나였다.
